아침이 되면 아버지는 도망치듯 밭을 매러 가셨다.
평소 점심과 저녁은 집에서 드시던 아버지는 한번 나가시면 밤이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두려운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학교로 떠나면 어머니는 하루의 반을 눈물을 흘리며 보냈다.
유진아.... 유진아.... 뭐가 문제니 유진아.....
'그것'이 다시 학교에서 돌아오면 식탁 위에 있던 저녁을 먹고 방으로 들어갔다.
어머니는 아예 그쪽을 바라보지도 않았다.
아버지는 술에 취해 몸을 비틀거리면서도 식탁에 홀로 앉아있는 어머니를 가라앉은 눈으로 바라봤다.
여보 내가 굿이라도 해야겠어. 나는 이렇게 유진이를 놔둘 수가 없어.
굿을 해서 뭘 하게요.
유진이한테 귀신이 씐 거야. 유진이한테 뭔가가 들러붙은 거야. 그걸 쫒아내야지.
어머니는 그저 흐느낄 뿐이었다.
스토리텔러: 고동원
하이퍼서사 <미궁의 꿈>의 모든 권리는 고동원, 김하늘, 송다연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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