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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의 꿈] 탁란 ←이전이야기 누구? 규환이 삼촌이요? 규환이 어머니 아버지는 이민 간지 꽤 됐어요 한 2년 전 인가시골에 다녀 온다고 하더니 규환이를 맡기고 스웨덴이던가 스위스던가 이민 간다고 했었던거 같은데 규환이는 한국에 있고 싶어해서 맡기고 갔다는데 그 이후에 본 적은 없네요 그런데 규환이네 부모님은 우리 나라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나봐요 아 별 건 아니고 규환이네 부모님이 떠나기 전에 이사 준비를 하도 바쁘게 하길래 잠이 다 깨서 보러갔죠 그런데 뭐라고 했더라 이제 해방이다 라고 하면서 후련한 얼굴로 가더라구요 그러고보니 규환이는 건강하게 잘 지내나요? 다음이야기→ 스토리텔러: 고동원
[미궁의 꿈] 아가 ←이전이야기 나아가는 길을 찾지 못해 헤매게 된다면 네가 원하는 답을 쫒아서 숲으로 와 혹여나 찾지 못하여도 걱정하지 마 우리는 너를 끌어안고 이곳은 너의 영원한 요람이 되어줄 거야 잘 자라 우리 아가 스토리텔러: 고동원 하이퍼서사 의 모든 권리는 고동원, 김하늘, 송다연에게 있습니다.
[미궁의 꿈] 잔해 ←이전이야기 생선을 발라먹고 가시는 아무렇게나 땅바닥에 버려버리자. 먹을 건 다 먹었으니. 먹힌 생선의 입장도 먹고 남은 찌꺼기의 입장도 알 바 아니지. 생선이 얼마나 아팠고 가시가 어떻게 썩어가든 길을 잃은 영혼이 울부짖고 그 안에서 얼마나 괴로워하든 든든하게 배를 채우면 그만. 다음이야기→ 스토리텔러: 김하늘 하이퍼서사 의 모든 권리는 고동원, 김하늘, 송다연에게 있습니다.
[미궁의 꿈] 생존 ←이전이야기 염소는 풀을 뜯어먹고 꿀벌은 꿀을 찾아다니고 파리지옥는 냄새로 벌레를 불러들이고 나무는 뿌리로 양분을 흡수하고 물고기는 플랑크톤을 섭취하고 여우는 토끼를 사냥하고 숲은 인간을 유인하여 먹이로 삼는다 염소가 풀을 뜯어먹고 꿀벌이 꿀을 찾아다니고 파리지옥이 벌레를 불러들이고 나무가 양분을 흡수하고 물고기가 플랑크톤을 섭취하고 여우가 토끼를 사냥하는 데 이유를 찾을 수 없듯 존재할 적부터 주어진 생존이라는 숙명 숲은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갔다 숲은 그 자리에 존재했다 숲은 그렇게 생존했다 숲은 그렇게 다음이야기→ 스토리텔러: 김하늘 하이퍼서사 의 모든 권리는 고동원, 김하늘, 송다연에게 있습니다.
[미궁의 꿈] 요람 ←이전이야기 갑작스레 눈을 떴지만 보이지 않았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지만 따뜻하였다. 어둠 속에서 그저 기다리고 있을 뿐인,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난지도 몰랐지만 내가 아직 태어남이라는 단어를 모를 적에 내가 아직 죽음이라는 단어를 모를 적에 이곳에서 벗어나기만을 간절히 원했다. 이곳을 벗어나, 돌아가야만 했다. 그래서 들어온 것을 먹었다. 내가 그렇게 당했던 것처럼 걸어서 나간 하늘은 너무 눈이 부셨다. 이 칠흑같은 어둠만 벗어난다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졌다. 난 이제 못 할 것이 없으니까. 나는 인간이 되고 싶어. 다음이야기→ 스토리텔러: 고동원 하이퍼서사 의 모든 권리는 고동원, 김하늘, 송다연에게 있습니다.
[미궁의 꿈] 종장 ←이전이야기 다음이야기→ 스토리텔러: 김하늘 하이퍼서사 의 모든 권리는 고동원, 김하늘, 송다연에게 있습니다.
[미궁의 꿈] 주시 ←이전이야기 작은 돌멩이는 오랫동안 숲의 한 자리에 있었다. 구르고 떨어져 이리 저리 옮겨 다녔지만 언제나 숲의 한구석에 존재했다. 어느 날, 평소처럼 굴러다니던 돌멩이의 앞에 구두가 나타났다. 검은 구두는 깨끗하고 윤기가 났으며 매끄러웠다. 검은 구두는 그대로 돌멩이를 지나쳐 걸어갔다. 하지만 얼마 안 가 다시 돌아왔다. 그 뒤로는 그것의 반복이었다. 검은 구두가 진흙을 밟고 간다. 검은 구두가 나뭇가지를 꺾었다. 검은 구두가 나뭇잎을 쓸며 지나갔다. 검은 구두가 돌멩이를 밟고 지나갔다. 그리고 검은 구두가 잠시 멈췄다. 검은 구두는 어느새 이리저리 더러워지고 수많은 흠집이 생겼다. 검은 구두는 갑작스레 뛰기 시작했다. 검은 구두가 저 멀리 수풀 사이로 사라지고 그 뒤를 갈색 운동화가 천진난만하게 뒤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