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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의 꿈] 외면 ←이전이야기 방금 봤어요? 무얼 보아. 황 씨 집에 사람이 들어간 거 같아요. 이 여편네가 뭔 헛소리여? 이사간 지 8년이 넘었는데. 분명 못 보던 사람이 들어갔다니까요? 쓰잘데기 없는 소리 말어, 재수없게. 이사도 안 오는 집터는 보지도 마! 아니 그래도...... 이 여편네야 나도 봤어 눈 돌리고 입 다물어! 하나뿐인 아들 죽고 이사 간 집에 돌아올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다음이야기→ 스토리텔러: 송다연 하이퍼서사 의 모든 권리는 고동원, 김하늘, 송다연에게 있습니다.
[미궁의 꿈] 지층 ←이전이야기 집은 오랫동안 사람이 비워져 있었던 듯이 먼지가 쌓여있었다. 옷장을 열어보니 텅 비어있었고 전기와 수도도 끊긴 듯했다. 창밖엔 해가 점점 떨어지고 노을빛이 들어오는 방 안에서 아이와 중년 부부가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거실을 지키고 있었다. 유일하게 사람의 모습이 담겨있는 사진은 빛이 바래고 액자의 유리도 깨어져 있었다. 아이와 중년 부부의 환한 웃음....... 아이와 중년 부부의 환한 웃음....... 아이와 중년 부부의 환한 웃음....... 아이와 중년 부부의 환한 웃음....... 아이와 중년 부부의 환한 웃음....... 어느새 깨어진 유리의 틈새로 환하게 웃는 사내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다음이야기→ 스토리텔러: 고동원 하이퍼서사 의 모든 권리는 고동원, 김하늘, 송다연에게 ..
[미궁의 꿈] 관심 ←이전이야기 문득 떠오르는 기억은 이 숲과 마지막 기억....... 서울에 가고 나서는 처음 돌아오는 집이었다. 마을로 가는 길은 바뀐 것 없이 평온했다. 처음 보는 노인네들이 손가락질할 때도 있지만 으레 시골이 그렇듯이 외부인에 대한 관심인가 싶었다. 서울로 떠난다고 했을 때 말없이 긍정하던 어머니와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말을 꺼낸 이후로 언제든지 떠날 수 있도록 짐을 싸주시던 모습이 보였다. 떠나는 날 내가 쓰던 모든 물건들을 큰 상자에 넣어 안겨 주셨을 때까지도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다음이야기→ 스토리텔러: 고동원 하이퍼서사 의 모든 권리는 고동원, 김하늘, 송다연에게 있습니다.
[미궁의 꿈] 입구 ←이전이야기 기차에서 내리면 익숙한 공기가 폐 안을 채웠다.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오랜 세월이 흘렀으나 낯설지는 않았다. 익숙하게 발을 놀리다 문득 홀린 듯 걸음을 멈추면…. 숲이었다. 어릴 적 나의 요람이 되어주던 그 숲. 그러나 기시감보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입구의 나무가 우거져 뒤엉킨 나뭇잎이 눈을 홉뜨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나마 드러난 길은 온통 식물들로 둘러싸여 끝이 보이지 않았다. 입을 벌린 들짐승의 아가리를 닮은 길목은 마치 깊은 관처럼 보이는 것 같다. 다음이야기→ 스토리텔러: 송다연 하이퍼서사 의 모든 권리는 고동원, 김하늘, 송다연에게 있습니다.
[미궁의 꿈] 휴가 회사에서 당분간 쉬라는 얘기가 들려왔다. 회사 선배인 진철이 어깨를 두드려온다. 얘기 들었다! 너 휴가 많이 쌓였다며! 그거 많이 쌓여봤자 좋지도 않댄다. 내가 그래서 너 좀 쉬어야 된다고 팀장님한테 얘기 좀 했다. 돌아보자 진철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쉬고 싶지는 않지만 회사의 방침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지. 쉴 때는 제대로 쉬어야 한다며 반차를 쓰게 만드는 통에 등 떠밀리듯이 퇴근을 했다. 예상보다 긴 일주일의 휴가를 받게 되니 오히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회사 앞 공원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행인들과 가로수들을 바라본다. 바쁜 세상 속에서 홀로 유리된 기분이었다. 문득 다정했던 고향의 생각이 난다. 어렸을 때 지내던 숲, 그리고 낡은 집. 한 번은 돌아가고 싶다고 계속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