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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의 꿈]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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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돌멩이는 오랫동안 숲의 한 자리에 있었다.

구르고 떨어져 이리 저리 옮겨 다녔지만 언제나 숲의 한구석에 존재했다.

어느 날,

평소처럼 굴러다니던 돌멩이의 앞에 구두가 나타났다.

검은 구두는 깨끗하고 윤기가 났으며 매끄러웠다.

검은 구두는 그대로 돌멩이를 지나쳐 걸어갔다. 

하지만 얼마 안 가 다시 돌아왔다.

그 뒤로는 그것의 반복이었다.

검은 구두가 진흙을 밟고 간다.

검은 구두가 나뭇가지를 꺾었다.

검은 구두가 나뭇잎을 쓸며 지나갔다.

검은 구두가 돌멩이를 밟고 지나갔다.

그리고 검은 구두가 잠시 멈췄다.

검은 구두는 어느새 이리저리 더러워지고 수많은 흠집이 생겼다.

검은 구두는 갑작스레 뛰기 시작했다.

검은 구두가 저 멀리 수풀 사이로 사라지고

그 뒤를 갈색 운동화가 천진난만하게 뒤쫒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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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고동원

하이퍼서사 <미궁의 꿈>의 모든 권리는 고동원, 김하늘, 송다연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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